렛츠리뷰-월간판타스틱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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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인적인 사유와 비개인적 사유로 인해 이글루스를 접어야 할 것 같기에 정리하지 않은 글을 급하게 올립니다.
믿고 맡겨주신 분들께 죄송한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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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간 판타스틱은 장르문학에 특화되니 소설이 실리는 잡지입니다. 동일한 목적으로 발간되는 파우스트와 비교를 하자면 판타스틱은 좀 더 영미쪽, 그리고 좀더 정통적인 쪽이겠지요. 그리고 글이 주 목적으로 실린다는 점에서는 페이퍼 같은 캐주얼 잡지와도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목표로 하는 연령대가 높다는 점에서 GQ나 보그 같은(절대로 보그 걸이 아닙니다.)여러모로 가능성이 있는 잡지이지요. 그외에 여러가지 잡지들과 비교가 가능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입니다. 이 잡지 역시 고급화를 꾀했고, 고연령을 노림으로 인해서 살아남기를 원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어쨌거나 월간 판타스틱은 1주년을 맞이했고, 사랑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그렇기 때문에 겉모습, 식자라던가 사용한 색등에서도 그런 흔적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표지는 상당한 사유를 요하는 듯한 오브제-맞나요-를 사용하여 4월호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데서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었습니다. 4월호까지 일러스트레이션을 사용하여 사실상 이 책을 서점 같은 사람눈이 많은곳에서 집어들기 껄끄러워 하셨던 분들께서 선듯, 집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오브제의 사용(혹은 그걸 찍은 사진)은 꽤 도움이 됩니다. 일러스트레이션이 아직 어린애들의 전유물이라 믿으시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참, 그렇기때문에 불평을 하시는 분들도 꽤 될 것 같은 점에 대해서는 유감입니다. 미려하고 섬세한 선으로 터치한 2색인쇄의 일러스트에 반해서 집어드는 분들도 계실테니까요. 실제로 표지들은 아름다웠고, 몽환적이었습니다만 역시 이번에 나온 5월호와 비교한다면, 성격이 너무 한정된다는 한계란게 있습니다. 저 역시 약간 실망했습니다만, 어떤점으로는 납득할만한 구성의 표지였습니다.

3.
다만 사진이란건 유광 표지와 결합하면 기본적으로 꽤 딱딱해보이는 매체를 만드는데 일조하게 되지요. 그런 인상으로 펼친 판타스틱의 식자는 너무 작았습니다. 처음에는 잡지 자체가 작아서 그러려니 했지만, 도저히 참다못해 집에 남아있는 글이 많은 잡지중 하나인 GQ 2007년 7월호를 가져와 펼쳤죠. GQ는 패션 트렌드 잡지지만, 역시 글자량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쉽게 집어들게 되는 잡지이고, 실제로도 읽기 꽤나 쉽게 편집된 잡지입니다. GQ의 칼럼과 판타스틱의 소설, 인터뷰를 비교해보니  과연, 1포인트정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1포인트의 차이가 가독성의 차이를 가져온 것이었죠. 판타스틱의 폰트가 국지적인 사진을 설명하는데는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포인트 크기의 차이는 꽤 크다고 봅니다.(이건 제가 지독한 난시란 점도 한몫 하겠죠. 다 읽고 나니 좀 어지럽더군요.)

4.
사실 그림과 유색인쇄, 2색 인쇄부분에서는 상당히 놀랄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설마다 각자에 맞게끔 배열된 삽화들, 모티브들(개인적으로는 검은실의 모티브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실비와 브루노의 경우엔 원작의 일러스트를 효과적으로 배치했죠. 이런 점에서 과거 과학동아에 실렸던 삽화와 소설의 실패적인 결합보다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과거 초록의 이미지로 보는 이를 거북하게 만들었던 과학동아의 SF들은 그래서 그 부분만 뛰어넘게도 만들었는데, 이 경우에는 읽고 싶어지는 배치를 만들었으니까요.그러나 테드창과 김탁환의 글들은 뭐랄까, 조금은 지친듯한 편집이 곁들여져 있어서 조금 불편했습니다. 삽화란게 글의 내용을 은유법적으로 알려야된 다는 걸 생각한다면 어쩌면 괜찮은 선택일수도 있습니다. 특히 김탁환의 '당신의 식인종'이 초회연재란걸 감안한다면 말입니다.

5.
만화쪽에서는 분량의 불만이 있습니다. 특히 연속만화의 경우에는 그렇습니다.15p가 지독하게 짧은 분량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독자에게 포만감을 주는 분량도 아니지요. 어느정도는 불만을 가질수 밖에 없습니다.

6. 
조금 늦은 아서클라크 특집은 감동적이었고 반재원씨와의 인터뷰같은 심도깊은 기획 기사들은 멋졌습니다.조지 R..R마틴의 기사도 세련된 편집이 눈을 확 끌었습니다. 얼음과 불의 노래는 장르소설을 좀더 파고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미 교과서적 존재이니까요.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은 SF적 상상을 설화에 효과적으로 던진 글이었습니다. 검은 실은 여러가지를 복선으로 차용한 현대의 호러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었씁니다.데이비슨의 기이한 눈은 과연 거장의 글임을 감탄하면서 읽게되었고 스페인의 거지들은 새롭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인해 가정이 붕괴할 수 있는 모습을 설득력있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황야의 길가메시와 당신의 식인종은, 각자의 반쪽을 구해 읽지 않으면 안될 감정까지 불러일으키는 군요. 그리고 인터뷰가 실린 월하의 동사무소의 전혜진 작가님께서는 현재 부상을 당하신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새벽까지 무리하고 계시고 계십니다. 쾌차하시길. 그리고 좀 쉬세요.

7.
좋은 잡지이고 좋은 글들이고 읽고 나면 포만감이 들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그것은 정통 영미장르문학을 계승하는 의도의 판타스틱이 어느정도는 의도적으로 일본의 영향을 받은 로우 판타지들을 배제하고 있어서일까요? 사실 이번 5월호를 보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느꼈고 그중 가장 크게 든 생각은 바로 이겁니다. 월간 판타스틱에서는 기묘한 몬스터 물리법칙들,현실의 고뇌와  마블 코믹스는 다루겠지만 조앤 k 롤링과 뱀파니즈들의 혈투, 그리고 드래곤과 이계진입소년들간의 싸움은 보지 못하리라는거죠.

8.
어쩌면 주제를 한정시키는 것은 현대의 지성인들에게 선택되기 위한 판타스틱의 비법일지도 모릅니다, 라노베를 주로 다루는 월간 파우스트와의 시장을 분리하기 위해서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러나 사실 이런건 상관없습니다. 재미있으니까요. 역시 문제는 하이패션매거진에서나 볼 수 있는, 헐리우드 스타들의 레드카펫에서의 '베스트, 워스트'의상의 부가설명만큼이나 작은 폰트입니다. 이것만 아니면 10분마다 쉬면서 보지 않아도 될텐데요.



렛츠리뷰

by Wlancer | 2008/05/13 23:00 | 덧글(3)

[단편] 야수-세이지

1.
막연하게 나타나는 인간의 공포심을 평균내어 저울에 잰다면 얼마정도일 것인가. 종종 나는 그런 말도 안되는 공상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인간의 공포심이란 것은 사람마다, 시대마다, 연령마다 변화가 심해서-그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안다. 아니, 애초에 절대적 대상마저 다르니 거기에는 거의라는 수식어보다는 완전히란 수식어가 어울릴 것이다. 게다가 발현했다가 순식간에 망각의 힘에 의해 휘발되어 사라지니 정말로 측정하기 힘들다란 말이 어울린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런 평균낼수 없는 공포심은 인간의 근원적 공포의 원인, 어둠속에서 인간이 아닌 괴물이 있다고 인간이 믿게 만든다. 공포심과 상상력과 믿음이 만나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내면에 작은 흔적을 남기고 순식간에 휘발되는 공포심과는 달리 다른 두가지는 매우 무겁고 침전되는 성질이 있기에 태어난 괴물이란 존재가 그대로 유지되기에 좋은 토양을 만들어준다. 괴물들의 특성은 영리하고, 인간을 뛰어넘은 능력이 하나씩은 꼭 있으며, 뛰어난 지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그러한 베이스에서 태어난 괴물들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은 어째서 인간을 동경하는가?

2.
세이지의 글 '야수'에서의 주인공이 관찰하는 남자는 그런 괴물중 하나다. 그의 모티브는 일본의 설화중 하나에서 가져온 것이다. 인간의 진실을 궤뚫어보는 하얀늑대. 늑대는 인간중에 참된 인간이 아닌 이를 잡아먹고 산다. 참된인간은 참되지 않은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참되지 않은 사람들은 개, 원숭이, 돼지, 암탉, 공작새의 모습을 내재하고 살아간다. 늑대는 이 모든 인간을 먹을 수 있지만, 참된 인간만은 손 댈수 없다. 오히려 도움을 주면 줄수 있을까나.
글 속의 남자는 그 늑대의 행동들을 모두 같이 하고 있다. 단 한가지만을 제외하고.

3.
일본설화속의 하얀 늑대는 참된 인간에게 하얀 눈썹을 뽑아준다. 그것이 도움이 될것이라는 사뭇 RPG의 NPC같은 대사를 날리고 하얀늑대의 등장은 끝이다. 그러나 '야수'의 남자는 자신이 발견한 참된 인간에게 20년을 기다리라 말한다. 그 20년동안 남자는 그녀를 지키고 인간이 되면 그녀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자신이 잡아먹을 수 있는 존재들을 이용하여 참된인간이던 아니던 인간들의 전체에서 총괄하여 물질적인 행복한 삶을 살게 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그 방식엔 인간의 방식도, 야수의 방식도 모두 사용된다. 가리는 것 따위는 없다. 하얀눈썹 같은 직관적 도구따위 있을리 없다.

4.
어째서인가? 답은 나온다. 일본설화속의 하얀늑대는 가난한 주인공에게는 까마득하게 높은 위의 단계의 상위피라미드의 존재였던것에 비해서,  인간이 되려고 한 '야수'는 참된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는 무시무시한 존재였으나, 참된 인간에게는 무릎을 굽힐 수 밖에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글 중간중간에 나타나는 '진화가 덜 되었다' 라는 야수의 혼잣말은, 사실은 본인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었고. 결국 20년전에 작은 꼬마에게 예고받은대로 야수는 상위의 존재와의 약속을 어겼기에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게된다.

5.
이렇게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인간을 갈망하는 야수이야기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꽤나 흔한 것 같다. 그러나 괴물이 인간에 의한 응징으로 죽음으로 끝나는 것은 주로 서양쪽이 아닌가 한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괴물이라서, 그저 퇴치하기 위해 죽이는 것은 서양의 관념이다. 마녀이기에 화형을 집행한것은 서양의 이야기이지 동양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동양의 이야기를 서양식으로 꼬아놓은 이야기이다. 결론은 어쨌거나 저 본색을 드러낸 괴물을 죽여야된다. 니까.

6.
간만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그러나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초반의 독백은 단문적이고 단조로워 읽기 힘들다. 접속사도 부족하고 앞뒤의 연결구조도 희미하다. 그 단점이 없어지는 것은 남자의 존재를 회상하는 부분부터인데, 그 부분 이전에는 단조로운 묘사에 때려치워버리고 싶을정도다. 그 단조로운 묘사에 복선의 대부분이 있는데도 말이다.(물론 의도적으로 사용된 것이겠지만, 지독하게 관념적이고 잠오는 묘사라서 대부분은 읽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후에 나타나는 묘사와 서술은 과연 이 작가가 두줄전에 지루한 묘사로 사람 잠오게 만들었나 생각하게 만든다. 여자가 사라지고 고리대금업자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흔해빠진 이야기인데도 등줄기에서 뭔가 스멀거리게끔 불안한 공포심을 읽는 사람으로 인해서 느끼게 하니까.(평 쓴것도 공포심때문이었다. 뒤끝뻔한 이야기의 평따위를 쓸 것 같으냐.)그러나 한계는 나타난다. 호흡은 짧아지고 초반에 복선으로도 나타나지 않았던 유년기의 이야기가 나타난다.갑자기 수많은 정보를 함유한 덩어리를 툭 던지고 허술하게 이 이야기는 끝난다. 아쉽다. 좀더 공허하고 공포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었는데.하면서 아쉬워하게 되는것이다.

7.
아쉬운 김에 조금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자.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은 참된 인간을 동경한다. 그것은 과거부터 최근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은 깊은 상실감을 가지고 있다. 그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 인간을 탐하고, 또 탐하는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그런 이유가 잘 없는 듯하다. 이유가 있다면 진화,즉 자기자신이 손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 동경인듯 한데 그것 조차 확실하지 않다. 갈망하는 이유도 동경하는 이유도 없다. 사랑도 없고 다른 감정도 없다. 그렇다면 왜 그는 참된 인간 옆에 있고 싶어했을까. 알 수 없다. 참된 인간도, 야수도. 그러고 보니 하얀늑대도 이유없이 자기 집 앞에서 먹어달라 한 인간에게 아이템을 줬다. 이유따위 있을쏘냐.

P.S:
생각해보니 하얀늑대는 인간이 만든 존재가 아닌거 같다. 인간과 공존하는 자연이란게 있다고 믿은 일본에서 나온 존재니까. 하지만 여기 야수랑 하얀늑대가 동일한 존재일까?

-------작가와의 협의하에 본문에서의 투고처는 밝히지 않습니다---------

by Wlancer | 2008/04/26 00:21 | 리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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